Page 23 - SEOUL METROPOLITAN GOVEMENT KOYANG MENTAL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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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
지금 고양병원 병실 밖 감나무는 노랗다. 대추도 익었다. 작년에는 1병동에서 다 땄는데 올가을엔 익은 대추가 많이 달려 있다. 텃밭의 고구마는 아직 캐지 않았는데 잡초가 많 아서 고구마가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병실 밖을 보면 청 명하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공기는 깨끗하여 가시거리가 길다. 병원 앞산에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다. 은행나무는 나뭇잎이 파랗다. 병원 밭에 얼마 전 모종 배추를 100포기 정도 심었다.
병실 앞 이름 모르는 큰 나무는 꼭대기에 까치, 이런저런 새들이 앉아 구부러졌다. 병원 앞마당 주차장엔 아침에 직 원들이 출근하는 차가 보이고 조금 지나면 차로 꽉 찬다. 직원, 의사, 손님들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간식 날에는 빵 배달 차도 보이고 담배 차, 음료수 차도 보인다. 오후가 되어 직원 식당 아주머니 들이 퇴근할 때는 두런두 런 말소리도 들린다. 말소리가 들릴 때면 시골 저녁 풍경이 떠오른다.
가을이 가면 곧 겨울 풍경이 펼쳐지겠지. 내년 봄, 3월이 되면퇴원할수있다고했다.마지막겨울풍경이될지모 르겠다.어쩐지퇴원후에도병원의가을풍경이떠오를것 같다 글|박ᄋ현환우
그림|행복한명절 최ᄋ희환우
빨강머리 앤에게
앤, 안녕! 빼빼 말랐지만 넌 귀엽구나. 말도 잘하고 정말 영 특한아이야. 자기의견을어쩜그리똑똑하게말하니. 주 근깨 많은 것도 매력이야. 벚꽃 속에 서 있는 네 모습은 아 름다워.
네가 처음 초록 지붕 집에 도착했을 때 행복해 보였어. 네가 부러워. 기도도 잘하고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아. 난 그렇지 못하거든.... 그리고 넌 센스쟁이야. 공부도 잘할것같아.명랑하고친구도많아.여행도좋아하고말 이지.
앤 셜리, 난 네가 정말 사랑스러워. 네가 내 동생이라면 얼 마나재미있을까. 넌천재같아. 주일학교친구들과도잘 만나고 상상력이 정말 뛰어나. 퍼프소매 달린 옷 안 입어도 넌 그 모습 그대로 다 예뻐. 책을 읽으면 재미있어서 계속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넌 고아원에서 어떻게 자랐는 지 모르겠지만 씩씩하게 생활하고 이쁘고 순수한 마음으로 지냈을 것 같아.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항상 밝 은 모습이 좋아.
사랑스럽고 귀여운 앤 셜리!
맑은 하늘처럼, 푸른 바다처럼 더 높게, 더 넓게 뛰어 놀아 라.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면서 재미있게 잘 지내. 흔들리 지 말고 꿋꿋하게 사람들에게 칭찬 받으며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세상을 바라보는 너의 모습이 제일 부러워. 친 구들하고 잘 지내고 대화 많이 해. 항상 씩씩하고 순수한 소 녀, 지혜로운 아이 앤! 세상의 빛나는 꽃들처럼 너도 힘든 세상에서 해낼 수 있어. 바람이 몰아쳐도 태풍이 닥쳐와도 앤,넌헤쳐나갈수있을거야.《빨강머리앤》(루시모드몽 고메리 지음/ 강주헌 옮김)
그림| 가을 장ᄋ표 환우
글|민ᄋ승환우
고양정신병원 23
환우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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