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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자연스레 스며든다는 것..
그래, 봄볕이 이리도 따뜻하고 좋았었지.. 하고 새삼 느 껴지는 봄이다.
내가 고양정신병원에 온지도 이제 일년의 반이 훌쩍 지나버렸다.
고양정신병원의 보금자리 8호 제작을 위해 글을 한편 써야한다고 했을 때 문득 떠올리며 찾았던 10여년 전 에내가끄적였던글이한편있었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지만.. 그당시밤샘당직을서며내가가장좋아하는시였던 김춘수의 <꽃>을 내용으로 썼던 글이다.
10여년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마 음을맞대어다시한번글을써내려보았다.
김춘수의 <꽃>. 그리고 이와 너무나 통하는 구석이 있다고 늘 생각해왔던, 요즘 새삼 떠올리곤 했던 생텍 쥐베리의 <어린왕자>. 이 둘이 주는 마음 속 울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취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글 | 정신과장 유지인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인 연을 맺어나간다. 처음에는크게의미가없었던그저얼굴만알고이름 만아는정도의관계에서상대방에대한기본인적사 항을 비롯해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어 떤 행동들을 주로 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 는지, 어떠한 관심사가 있는지, 가치관은 어떠한지 등 을 알아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을 두고 점차 상대방에 대해 알게 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나의 감정, 상대방의 나에 대한 감정들 역시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바로 '이름'을 불러주기까지의 과정 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대상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이름'을 불러줄수있을때즉,우리가서로를알아나기위해공 을들인시간들이겹겹이쌓이게될때비로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대상이 "꽃"이라는 의미 있는 대 상으로 의미를 부여받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름 불리우고 의미를 부여받는 것은 일방적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역시 소통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내 생각과 느 낌만으로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을 짓기 보다는 상대 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상대방 의 특색을 살린,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도 그리 불 리우고 싶어하는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 것이다. 이름을불렀을때나도내마음에거리낌이없고,상대 방도기꺼이응할수있는이름말이다.타인에의해마 음대로정의내려진것이아닌있는그대로의'나'가고 려된오롯이내빛깔과향취에맞게이름불리우고싶 은 간절한 바램처럼 상대방도 그러할 것이다.
정신과 영역을 전공하고 많은 입원 환자분들을 만났으 며,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만나게 될 내가 환자분들을 대하고 치료해나가는 과정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 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첫 인사를 나누고
4 모덕의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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